자유게시판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임교수가 교탁 앞으로 나와 서자 떠들석하던 교실이 갑자기 조용 덧글 0 | 조회 86 | 2019-07-14 16:22:13
예지  

『오늘은 연애와 인생의 관계를 총괄적으로 이야기해 보기로 하겠읍니다.

그리고 다음 시간에는 여러 학자들의 연애론을 소개하고 나의 연애관 비슷한 것을 이야기 해 봄으로서 이 강좌를 마치기로 하겠읍니다.』

임교수의 음성은 그의 동작과 같이 무겁고 그의 시선과 같이 부드러운 데가 있었다.

『한 남자가, 그리고 한 여자가 그의 일생에 있어서 어떠한 연애를 하였는가? 다시 말하면 어떤 종류의 연애의 이력서를 쓸 수가 있느냐? ─ 하는 문제는 그 사람의 지닌 인간적 가치를 저울질하는데 있어서 하나의 귀중한 재료가 되는 동시에 또한 예민한 시금석(試金石)이 아니 될 수 없읍니다. 여러분은 어떻한 연애를 어떻게 하였느냐? ─ 거기 대한 여러분의 대답은 곧 여러분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기초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무겁고 부드러우면서도 어딘가 확고한 신념을 가진 늠렬(凜烈)한 어조였다.

그 순간까지도 일종의 명랑한 유흥 기분이 아직도 바카라 꼬리를 물고 있던 교실 안이었다. 그러던 것이 임교수의 기백있는 최초의 한 마디로서 미사를 드리는 성당처럼 교실안은 엄숙해졌다.

과연 교육이란 지식의 산매(散賣)가 아니라는 확실한 증거를 학생들은 본 것 같았다. 그것이 만일 임학준 교수가 아니고 천박한 다른 젊은 세대에 속하는 교수의 입에서 흘러나왔던들 도리어 그와는 정반대의 효과를 학생들에게 주었을는지 모른다.

『사람은 자기 이상의 연애를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입신양명(立身揚名)은 교언영색(巧言令色)으로도 꾀할 수 있읍니다만 연애만은 절대로 그럴 수가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카지노사이트 인간적인 가치만이 여러분으로 하여금 그 가치 만큼의 연애를 시키는 것입니다. 동시에 여러분은 그런 정도의 연애관밖에 더 가지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그러한 연애관은 여러분의 인생관내지 세계관과 중요한 관련성을 지니게 되는 것입니다. 아름답고 참되고 훌륭한 연애를 하는 사람이라면 그는 또한 아름답고 참되게 훌륭한 인생을 카지노 지낼 수 있을 것이요, 그와 반대로 야비하고 위선적이고 불미로운 연애를 하는 사람은 또한 그 정도의 인생밖에는 차지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달콤한 러브시인의 스크리인 같은 것을 연상하고 왔던 학생들의 기대는 전연 틀어지고 말았다. 학생들은 그러나 그것이 조금도 불만스럽지는 않았다.

『연애는 청춘의 심볼입니다. 동시에 인생이 부닥치는 최초의 도장(道場) 입니다. 이 최초의 인생도장을 여러분은 더럽히지 맙시다. 허영심의 만족을 위한 연애, 또는 취미내지 장난을 위한 연애 혹은 시험적인 연애 같은 경박한 연애로서 인생의 스타아트를 그릇치지 맙시다. 연애는 인생을 장난하는 목도시합(木刀試合)이 아니고, 진실로 한 번 빗맞으면 피를 보고 목숨을 건드리는 진검승부(眞劍勝負)인 것입니다.』

교실은 한층 더 조용하고 엄숙해졌다. 그리스도의 교훈을 신도에게 가르치는 신부의 모습을 학생들은 임교수에게서 발견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러한 엄숙한 분위기를 깨뜨려 버리는 명랑한 목소리가 다시금 한가스레 흘러나왔다.

『너무 지나치게 심각하신 것 같아요.』

 
닉네임 비밀번호 코드입력